남원 in 남원

#타이타닉 #NH Cinema

2023. 2. 20. 13:53

남원 유일 영화관이던 메가박스가 떠나고
고죽동에 농협이 새로 들어서면서 생긴
들어는 봤나? 농협시네마?

고죽동 남원농협

생긴지는 꽤 되었는데
코로나 이후 넷플릭스에 길들여지다보니
{귀차니즘*귀차니즘}으로
굳이 극장엘 가야하나 싶어져
남편이 몇 번 가자고 할 때마다 글쎄~

며칠 전 우리집 두 남자가 루미큐브를 하며
아들이 자기가 이기면 영화관 가기
아빠가 이기면 다음 날 게임 유튜브 금지
내기를 내 걸 때도.. 그러려니

아들이 이겨 주말에 극장 가자고 할 때도
둘이서 집 비워주면 나는 땡큐!
잠이나 자야지 했는데

남편이 같이 가잔다

이 때만 해도
영화비 1인분이라도 아끼라며 선심쓰듯
"아냐~ 둘이 다녀와~" 했는데..

타이타닉

몰랐다. 타이타닉이 3D로 다시 찾아온 줄..

'이렇게 영화문화예술계에 장벽을 치고 살고 있다뉘..'
새삼 부끄러워지며..

그렇담 이야기가 달라지지~
못이기는 척 따라나섰다

농협시네마

"농협시네마"
이름처럼 구수하지 않고
새로생긴 극장답게 깔끔하고
여느 도시 백화점에 딸린 시네마 못지않다

농협시네마

사실 더욱 좋은 것은
이 좋은 시설을
붐비지 않고 여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는 것
이것이 최고의 특장점 & 혜택아닐까!!!

농협시네마

시간이 되어 불빛이 사라지고
스크린이 밝아왔다
두둥두둥


뿌~~~
출항을 앞둔 타이타닉호


20여 년이 흘렀지만
잭은 여전히 잘생기고 로즈는 아름다웠다


밉게만 느껴지던 로즈의 엄마도
절대 악으로만 존재하던
로즈의 약혼자 칼과 그의 심복마저도
반가웠다


3등석 그저 스쳐지나가는 인물조차
하나하나 빛나고
그들의 잠시 후를 알기 때문에 마음이 아팠다


비록 얼굴 곳곳에 세월의 주름이 내려앉았지만
영롱한 눈빛은 여전한 로즈


자신의 인생을 살려준 잭이 있는 그 바다로 돌아와
자신이 살아온 지난 시간들을
사진에 담아 탁자에 전시해놓으며

"잭! 나 당신과 약속한대로
이렇게 열심히 살았어요"
라고 말하는 것 같아
눈물이 또르르 흘렀다


20여 년 전에도 내 마음을 가장 많이 울렸던
마지막 장면


((("엄마는 마지막 장면이 가장 마음이 아팠어"
했더니 아들 왈!!
"다이아몬드 바다에 빠뜨린게 아까워서
그렇게 마음이 아팠어??" -.- )))


꿈인지 죽음인지..
배와 함께 바다에 남은 그 많은 사람들이
타이타닉호 안에서 여전히 살아
로즈가 오기만을 기다렸다는 듯..
잭과 로즈의 재회에 환호하는 모습이
또 나를 울렸다


3D라 1인 1만 2천원이라는
적잖은 금액을 지불하였지만
전혀 아깝지 않을 감동과 긴 여운이 남았다


또 20여 년이 흘러 4D로 다시 찾아온다면
난 또 극장을 찾을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