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에 퇴근해 들어온 아빠를 보자마자
마라탕을 먹으러 가자는 아들
홍콩을 떠나 온 후
火锅 후워구워 麻辣烫 마라탕을
식당에서 먹어 본 적은 한번도 없다
그럼에도 간간히 麻辣 마라 맛 향수에
소스를 넣어 라면 등 국물요리를 해줬던지라
우리집 두 남자도 "마라"의 세계를 익히 알고 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적당히 맛만 냈던 것!
마라탕 식당이라니
"제대로 麻辣 맛이 날까?"
"정말 麻辣하면 어쩌지?" 하며
일단 하정동 마라탕 거리로 gogo~
(그 작은 길에 마라탕 집이 3곳이나 있다)
구) 제일은행 맞은 편에 위치한
汤火功夫 탕화쿵푸
체인인 듯한데
일단 상호명이 신기하다
汤火는 한국식 발음으로 탕화
功夫는 광동식 발음으로 쿵푸
((근데 이거 한자독음으로 읽으면
그토록 지겨워하는 “공부”와 같다라는 사실을
학생들은 알려나?))
한국스타일 마라탕집 첫 입성!
식당에 들어가 테이블에 앉아있어도
메뉴판을 가져다주지도 아는 척을 해주지도 않는다
머지? 싶어 계산대 쪽으로 가니
양푼에 먹고 싶은 야채며 어묵 종류를 담으라고..
그러면 조리실에서
麻辣烫 마라탕 혹은 麻辣香锅 마라샹궈로
요리를 해준단다
아하.. 그렇구나!
담다보니 왠지
火锅 후워구워 느낌도 좀 나는 듯하고
대신 개.별.조.리가 아닌 중.앙.조.리?식
느낌 아니까!
이거다 싶은 친숙한 녀석들로
한가득 담아 양푼을 내민다
0단계 清汤 맑은 국물
1단계 微麻微辣 약간 얼얼하고 약간 매운
2단계 正常麻辣 정상적인 매운
3단계..는 사진에 찍히지 않았네
아마도 大麻大辣 려나? 크게 얼얼하고 크게 매운?
“정상”이라는 말에 왠지
그래야만 할 것 같아 나의 양푼은 2단계로
아들은 겁도 없이 3단계를 하겠다 고집부려
2.5단계로 해주심
사실 홍콩 역시도
더운 지역이기도 하고 서양 사람들도 많기 때문에
정통 麻辣 마라에 대한 거부감이 있어서
아무리 麻辣面 마라미엔(면) 이라더라도
땅콩소스 맛이 걸죽히 드는 심심한 麻辣 마라맛이었다
그렇게 따지고 보면
중국 长春 장춘에 있을 때 이후라고 해야하려나?
와우~ 엄청 오랫만인걸?
기대이상으로 이름 그대로
입안을
얼얼하고 따끔거리게 한다
남편은 매운 음식을 싫어하다보니
먹는 내내
"왜 내 돈 내고 음식먹으며 고통을 받아야해"
표정이었으나
정.말. 오랫만에 맛 본 "마라"
반가웠어!
남은 건 포장!
야채 사다가 火锅 후워구워 한 번은
해먹을 수 있겠다
앗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