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학.생. 때 만들기 방학 숙제로
우유갑 양 면에 색종이를 붙혀 A자 모양으로 접어
동그랗게 이어 붙혀
냄비받침을 만들어낸 적이 있었다
부모님도 인정할 만큼
완성도 있어보이는 나의 '작품'은
스스로를 뿌듯해하며 개학 날만을 기다렸지만
"너 혼자 만든 것 아니지?
부모님이 도와주셨니?"
"아닌데요 제가 혼자 만든 건데요"
선생님은 끝내 믿어주시지 않았고
쓸쓸히 집으로 돌아와야만 했다
방학숙제를 모아 복도에 전시하는
근.사.한 자리에 오르지도 못하고..
고등학교 미술선생님께서
학기 중 숙제로 미술관 전시회를 다녀오고
감상문과 작가의 사인 그리고 전시회 팜플릿을 제출토록 하셨다
대체 한번도 관심을 둬볼 일 없었던
대전 시내 곳곳 미술관들을 찾아내야만 했고
미션수행하 듯 주말이면 전.시.회.장을 클리어 했다
하지만 낯설고 이름 모를 작품 앞에 서 있는
내 모습이 제법 근.사.해보였다
남편이 화가 친구의 작품을
자랑스럽게 보여준 적이 있다
그 때 물론 이 작품을 보여준 것은 아니고..
[한국미술응원프로젝트 시즌 8] 김영일-쇼윈도에 비친 도시의 욕망 : 네이버 포스트 (naver.com)
와~~ 이거 진짜 익숙한데
그래 맞아!!!
그것은
그리운 내 젊음의 황.금.기
가장 핫한 시절을 보낸 홍콩이었다
아!! 갖고 싶어
내 집에 걸어두면 근.사.할 것 같아
가족 나들이로 찾은 친구의 광주 양림미술관 전시회
기대(?)하고 상상하던 작품이 아니다
헉 어려워졌다
그래도 이해해야되
문외한인 거 들키긴 미안하자나
부족한 혜안에도
친절한 작.가.님의 설명으로
작품 내면의 세계로 들어가본다
그토록 환호하며
열망했던 이전 작품은
'표류하는 도시인' 이라는 이름의 시리즈였다
소유에 대한 인간의 열망
하지만 소유할 수 없는 현실의 공허함을
'쇼윈도'를 통해 적나라하고 직설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그제야 어렴풋이 알 것 같았다
내가 그토록 그 그림에 마음이 들끓었던 이유
홍콩에서 수 없이 지나치던 쇼윈도 속
소유할 수 없었던 그 화려한 물건들에 대한 소유욕이
그림을 소장함으로서 채워지고 싶었던 것
설명을 들은 후 본 '도시인' 도록 속 그림들이
어쩐지
전과 같지 않게 채도 낮은
'短調 단조'처럼 느껴지는 건 내 기분 탓일까
쇼윈도를 그리면서 또 다른 사유를 갖게 되었단다
내가 보는 이 세상이 과연 전부일까
쇼윈도 속 물체가 나에게 인식되어지는 과정에서
어떠한 왜곡은 없었을까
빛의 파장과 산란으로 보여지는
이 '세계'의 본질을 꿰뚫고 싶은 궁금증이
'Cognition 인식'이라는 작품군을 그리게 만들었다고
'물리학 / 양자학'까지 출현시키며 설명해주었다
사실 더욱 혜안이 없는 과학 세계
학교 다닐 때 공부 좀 해둘껄
나름 작년 말에 있었던 우주 쇼 월식 때 보여진
붉은 달에 대해 공부(?)하며 기사에 적힌
태양 빛의 파장 / 산란 어쩌구 한 줄을 이해해보려 애써본 덕분에
그나마 그의 말이 조금은 귀에 담겼다
빛.. 참 빛..
우리가 깨닫든 깨닫지 못하든
우리는 그 빛으로 세상을 본다
그 빛으로 세상을 살아간다
그 빛을 찾고자하는 갈급함이 아닐까
그래서 자신을 그토록 괴롭히고 채찍질 하여
캔버스 앞에 세워두는 것이 아닐까
왜곡되지 않게 본질에 보고 싶어서
진리에 맞닿고자 하는 몸부림이 그의 작품에 담겨 있는 듯 하다
끊임없이 진리를 찾는 김영일 작가
그의 근.사.한 삶을 응원해본다
나는 왜 작가들이 작품을 그려내는 과정을
화병에 꽂힌 장미 그리는 수준으로만 이해했을까
이토록 내면을 갉아먹을 듯 치열히 고민하고 그려내는 것을
나역시 따위 글을 적으며 단어 하나하나 고민하면서